본문 바로가기
사회 문화

그녀가 남친을 칼로 찔렀다. 결혼 못할 바에 죽자고 달려드니. 결국 염산 30cc도...

by 크루드 2023. 12. 31.
반응형
결혼을 못할 바에야 함께 죽자!
S여대 국문과 김양은 오씨를 칼로 찔렀다. 20cm 재크나이프로 어깨 가슴 팔을 찔렀다.
칼에 찔린 오씨는 염산 30cc를 마셨다.
먼저 찌른 김양은 상해혐의?
염산을 마신 오씨는 살인미수혐의라니?

 잠들기 직전 아내가 물었다.

  "자기. 왜 나랑 결혼했어요?"

 

 모니터 위. 스탠드 불빛이 노랗게 묻어나고 있었다.

 

  갑자기 머리가 쭈뼛. 겨드랑이에서 땀이 주르륵 흘렀다. 열이 났다. 뇌 속 기억을 헤집고 다녔다. 뇌 속 하드디스크는 덜그럭 거렸다. 단어들을 끄집어 올렸다. 순간 조합을 했다. 일단 둘러대는 문장으로 응수했다.

 

  "응. 그거 내가 몇 번 말했잖아."

 "뭔데?"

 

 예전엔 '예뻐서.'라고 대답했다. 그게 정답 같았다. 그런데, 아내가 또 묻고 있는 것이다. 다른 대답을 듣고 싶다는 뜻이었다.

 

 

  "어. 그게... 여신이랑 결혼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았어." 

 와우. 뿌듯. 이런 말을 하다니. 내가. 결혼과 죽음을 연결시키고. 신이시여! 이게 내 속에서 나온 문장이란 말입니껴?

 

  "그게 무슨 말이에요?" 아내가 확인을 한다.

  "응, 내가 자주 말했잖아. 하나가 되는 것. 하나가 되려고 결혼했어." 

 문맥과 상관없는 문장을 날렸다. 아내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잠 속에 빠져들었다. 

 

 죽음이라니. 내 속에 있던 문장 맞아?

 과거 신문 기사를 뒤적인 결과였다. 내가 살던 동네. 어릴 적.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1972년. 서부이촌동. 칼부림 사건이 있었다. 여자가 먼저 남자를 찌른 경우였다. 

  사랑 결혼 죽음.

  세 가지가 함께 버무려진 사건이었다.

 

 기사에는 '결혼하지 못하면 함께 죽자'는 말이 들어 있다. 내가 아내에게 '결혼과 죽음'을 연결해 답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내용을 미리 읽어 놔서였을까?

 

 사랑은 아끼는 마음 아닌가? 애인끼리 칼부림을 하다니. 

사람들은 이렇게 사랑과 소유욕 사이를 오가기도 하나보다.

 

ps 남자를 찌른 여자는 상해혐의만. 염산을 마셔 자살기도한 남자는 살인미수혐의로 입건되었다니. 이 건 무슨 영문인지.

아래 신문기사를 다시 읽어본다.

 

1972.05.28 조선일보 조간 7면 기사 (사회) [1]
[ 정사(情死) 재촉 애인(愛人)을 난자(乱刺) ]

 

여관서 여대생이 '거부'의 칼부림

남자(男子) 중태

 

  27일 오전 6시 30분쯤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 212의 9 문화여관 21호실에서 김순자(가명)·22·S여대국문학과 4년)양이 정사할 것을 강요하는 애인 오영기(가명) ·25·경북 영주군 oo면 oo상회)씨를 재크나이프로 난자, 중태에 빠뜨렸다.

 

  전날 오후 1시쯤, 이 여관에 함께 투숙한 이들은, 밤늦도록 결혼문제를 놓고 몇 차례 말다툼을 하다 잠이 들었는데, 이날 새벽잠이 깬 오 씨가 '부모들의 반대로 결혼을 못할 바에야 함께 죽자'면서, 미리 갖고 온 길이 20㎝ 가량의 재크나이프를 김양의 목에 대고 위협을 했다는 것이다.

 

  겁에 질린 김양은, 오 씨가 칼을 놓자 이를 집어, 앞을 가로막는 오 씨의 오른쪽 어깨, 가슴, 왼쪽팔등을 찔렀다.

 

  김양의 칼에 찔린 오 씨는, 미리 준비해 온 염산 30cc 정도를 마신뒤, '사람 살려라'라고 고함을 쳐, 여관종업원들이 급히 시립남부병원으로 옮겼다.

 

  2년 전 Y대 경영학과 3년을 중퇴한 오 씨는, oo에서 소금장사를 하며, 2년 전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김양과 교제를 해왔는데, 김양의 오빠가 '대학을 못 나왔다'는 이유로 결혼을 반대했고, 최근에는 오 씨의 부모도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을 못마땅히 생각해 왔다는 것이다.

 

  김양은 경찰에서 '못 나가게 하는 그를 몇 차례 찔러, 겁을 주면 풀어줄 것 같아 찔렀다'고 말했고 오 씨는 '결혼을 못할 바에야 칼로 김양을 찌르고, 자신도 극약을 먹어 자살하려고 했지만, 막상 찌르려니 용기가 안나 머뭇거릴 때 김양이 먼저 찔렀다'면서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경찰은 오 씨를 살인미수혐의로 입건하고 김양을 상해혐의로 입건했다

 

※ 위 기사는 아래 조선일보 기사에서, 인명 지명을 바꾸어 사용했습니다.

 

[1] 정사(情死) 재촉 애인(愛人)을 난자(乱刺), 조선일보 기사, 1972.05.28

 

 

< 조영남 - 사랑이란 >

왓~뚜와리와리 왓~뚜와리와리

https://youtu.be/JO6efR42iUU

조영남 - 사랑이란

< 조영남 - 사랑이란 >

진정 그대가 원하신다면 그대 위해 떠나겠어요

헤어지기가 섭섭하지만 묵묵히 나는 떠나겠어요

행여 그대가 거짓말일까 봐 다시 한번 애원합니다

헤어지기가 너무 섭섭해 다시 한번 애원합니다

 

사랑이란 이런 건가요 너무나도 안타까워요

사랑이란 이런 건가요 말씀 한번 해 주세요

혹시 제가 잘못했더라면 너그럽게 용서해 줘요

만약 제가 밉지 않다면 제발 그냥 있게 해 줘요

 

사랑이란 이런 건가요 너무나도 안타까워요

사랑이란 이런 건가요 말씀 한번 해 주세요

혹시 제가 잘못했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 줘요

만약 제가 밉지 않다면 제발 그냥 있게 해 줘요

반응형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