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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의료

겨울 조심해야 할 뇌졸중 전조증상 -'말이 어눌해졌네'

by 크루드 2023.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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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이라니

 1월 초 이상무가 병원에 실려갔다. 뇌졸중이었다. 임원 승진 후 1주가 흐른 뒤였다.

 

 

 발병 전날 밤부터 말이 어눌해지고 있었지만, 가족도 자신도 몰랐다. 구급차에 실려 대학병원에서 응급 수술을 받았다. 우뇌 운동중추 손상으로 후유증이 남았다. 안면마비다.

 

 혀 마비가 왔다. 발음이 안 됐다. 물도 넘길 수 없었다. 의사표시는 종이에 써서 했다.

 

 보행과 손 사용엔 문제가 없었다. 다행이었다. 논리적 사고는 이상이 없었다. 천운으로 여겼다. 살아있는 생각은 자신을 힘들게 했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논리를 편 것이다.

 

  두려웠다. 말을 못 하다니. 음식을 제대로 삼키지 못하는 상황에 좌절했다. 마음대로 표정을 지을 수도 없었다. 웃지도 못했다. 부은 얼굴만 거울에서 확인했다. 

 

 직장생활이 생각났다. 테니스 치며 땀을 닦던 자신의 얼굴이 지나갔다. 갓 성인이 된 딸아이가 불쌍해 울음이 나왔다. 간호하는 아내의 얼굴에선 근심이 보였다. 마음이 무너졌다. 우울증은 자연스레 따라왔다. 온화했던 미소는 온데간데 없었다. 긍정적이던 그의 성격이 변했다.

 

 직원들에게 병든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 그렇지만, 직원들이 보고 싶었다.

 

-뇌의 가소성을 믿고, 재활치료를 했다

 몇 달 입원 후 퇴원한 이상무. 재활치료를 시작했다. 담당 언어치료사는 이론을 알려주고 발음 연습을 시켰다. 어떤 발음은 아주 어려웠다. 

 

 

  언어치료사가 어려운 것만 자꾸 시킨다고, 아내에게 어린아이처럼 투정도 했다. 혹시나 해서, 발반사로 몸을 회복시킨다는 데도 가보았다. 아내와 날마다 걸으며 희망을 놓지 않으려 했다.

 

 뇌세포가 죽으면, 기억 제조공장인 해마를 제외하고는 재생이 거의 안된다. 주변의 살아있는 뇌세포들이, 죽은 세포를 우회하는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해 주기만을 바래야 한다.

 

 훈련과 자극을 계속하면 뇌의 구조가 변한다. 기능 회복이 가능하다. 뇌의 '가소성'( 可塑性 plasticity ) 덕분이다. 변형 가능한 플라스틱에 열을 가해 모양을 변화시킬 수 있듯이. 믿음을 갖고 재활치료를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너 달이 흐른 후, 이상무를 한 카페에서 만났다. 아내가 토마토 주스에 빨대를 꽂아 대령했다. 아메리카노 같은 맑은 음료는 넘기기 힘들기 때문이다. 드문드문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나..는 이해가. 안돼."

 더욱 귀 기울여 다음 말을 듣는다.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난거.지?"

 

 살다 보면 이런 말을 한 번쯤 하게 된다. 암 같은 중병에 걸렸거나, 사랑하는 이를 잃은 경우가 아니더라도.

 

 이해할 수 없다. 이해가 안 된다. 왜 내게 이런 불행이 닥치는데? 내가 무슨 죄를 지은 건데? 무슨 악을 저질렀냐고. 왜 남들은 멀쩡한데, 나만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해? 알고 싶어. 미치도록 알고 싶어. 신이 있다면 묻고 싶다. 도대체, 왜? 왜 그게 꼭 나여야만 하냐고.

 

 나도 국민학교 4학년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똑같은 말을 했다.

 "왜 엄마가 죽는데? 왜 내 엄마가 죽는 건데? 왜 남들은 멀쩡한 건데? 이해가 되지 않아"

 

-이런 일, 저런 일이 있을 뿐이다.

 29세 상원의원이 된 후, 교통사고로 아내와 딸을 잃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해 안 된다는 말을 했을 것이다. 그의 책상 위에 있다는 '딕 브라운' 만화에서 바이킹 '해이가르'도 묻는다.

 

 

 "Why Me?"

 신은 대답 한다.

 "Why Not?"

 

 지구상에는 재앙 같은 일들이 넘쳐난다. 이해 안 되는 불행한 일들은 반복된다. 

 

  내게 이미 벌어진 일.

  의미를 찾을 여력이 없을 때.

  나는 되뇌인다.

  

 "이 세상에 좋은 일, 나쁜 일이란 없다.

  이런 일, 저런 일이 있을 뿐이다."

 

 이런 일 저런일 있지만, 그래도 건강은 내가 지켜야 한다.

 

< 참고자료 >

아내·딸 잃고 神 원망한 바이든, 그런 그를 일으킨 ‘두컷 만화’, 중앙일보, 202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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